[작품해설]

피아노를 위한 조곡(Suite per pianoforte)은 첫번째 피아노 독주 작품이자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지속적으로 작업한 결과물이며 선법(Mode)과 무곡, 형식에 대한 관심과 탐구를 바탕으로 작곡되었다. 음향과 12음의 난립으로 인한 현대음악의 무절제함에 지칠 무렵 눈에 보이기 시작한 음계의 새로운 발견은 음정의 수리적이고 감각적인 조합으로 열린 가능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던졌다. 또한 음계의 생소함으로 인한 생리적인 불편함을 베르크(Alban Berg)의 방식처럼 여러 알려진 리듬패턴과 형식을 차용함으로써 해결해 보려 주력하였다. 다양한 시도가 너무나 거창하게 현실화되어 명인기적인 연주력과 깊이 있는 음악적 성찰이 연주자에게 요구되는 난곡이기도 하다.

피아노를 위한 조곡은 수리적이고 엄격한 논리성으로 작곡되었지만 청자에게는 독특한 선법과 안정적인 리듬패턴, 익숙한 형식을 통해 즐거운 음악을 만끽했으면 하는 것이 이 작품을 쓴 가장 중요한 의도라고 하겠다.

[연주 영상]